62화. 청룡, 천궁(天穹) (1)
유 장로는 자신이 말한 것을 듣고 눈앞의 소녀가 현음전의 위세에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고약운의 표정은 이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의 두 눈은 평온했으며, 그 어떤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가 한 말이 고약운 자신과 무관한 것처럼 말이다.
유 장로는 그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 임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는 고약운을 제자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고약운은 너무나도 침착하고 의연한 사람이니, 앞으로 현음전의 주인 곁에 둔다 해도 부족하진 않으리라.
그러나 현음전 사람은 자기가 맡은 임무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유 장로의 얼굴에 안타까운 기색이 가득해졌다.
“어이, 늙은이.”
운요가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왜 해? 무슨 말을 하든 나 운요는 오늘 널 죽인다.”
“하하하!”
유 장로가 미친 듯이 크게 웃었다.
“당신은 당당한 영수 무왕이며 말도 할 수 있는데, 왜 인간을 돕는 건가? 숲이야말로 당신이 있어야 할 곳 아닌가!”
유 장로는 진심으로 고약운을 질투하고 있었다. 저 계집은 겨우 무장 경지에 있을 뿐인데, 어떻게 무왕 경지에 있는 영수를 굴복시켰단 말인가?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 이 영수와 싸운다면 유 장로 자신은 분명 밀릴 것이다.
이 순간, 능일휘는 백호의 입에서 사람의 말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맙소사!’
능일휘는 눈앞에 펄쳐진 상황에 너무나 두려웠다. 자신의 심장이 이렇게 강했던가? 아직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다니!
“늙은이, 더 이상 시간 끌지 마라. 어서 끝내자!”
운요는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 후 운요가 재빠르게 달려들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유 장로를 세게 잡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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