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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화. 애틋한 마음 (1)

351화. 애틋한 마음 (1)

고천은 세상 모든 이들의 눈에는 확실히 냉정하고 오만한 사람으로만 비쳤다. 그러나 그건 그의 모든 마음을 한 여인에게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여인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거라곤 차갑고 무심한 마음뿐이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길 속에 갇힌 백음을 보던 고천이 입을 열었다.

“좋다. 네가 지금까지도 자기 잘못이 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으니, 내 친히 네 물음에 답해주마.

이번 생에서 내가 사랑하는 이는 동방옥 한 사람뿐이다. 옥이를 위해서라면 지옥이든 천당이든 상관없이 달려갈 것이고, 만일 옥이가 정말로 이 세상에서 사라져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면 나는 평생 혼자 지낼 것이다.

백음, 잘 들었느냐?”

백음의 몸을 감싸고 있던 불길은 점점 더 거세졌다. 강렬한 불길 속에서 백음은 고통에 떨며 한마디도 제대로 내뱉을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가슴 아픈 상처와 절망에 섞인 애잔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고천은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누굴 먼저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 같으냐? 다른 여인을 먼저 만났다 해도, 난 결국엔 동방옥 한 사람에게만 마음을 줬을 것이다.

남들이 나더러 미치광이라 하든 말든 상관없다. 내 가족을 내 곁에 두고, 아무도 그들을 건드릴 수 없게끔 할 수만 있다면 정말로 미치광이가 된다 해도 괜찮겠지.

똑똑히 들어라. 내 가족을 건드리는 놈이 있다면, 그자가 누구든지 간에 미치광이 뭔지 똑똑히 알게 해 줄 것이다!”

백음은 힘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영주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그 여인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이렇게 훌륭하고 또 한 여인만 사랑하는 사내가 세상에 또 있을까.

“백음! 너는 꽤 오랫동안 내 곁을 따라다녔으니, 내가 어떤 걸 싫어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 가족을 건드린 사람에게는 죽음밖에 없다.”

백음은 앞서 너무 비명을 지른 바람에 목이 다 쉬어 소리를 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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