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화. 돌아오다
하늘과 땅이 빙빙 도는 듯했다. 정미는 눈을 떴다.
그러자 정철의 잘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정철은 정미가 눈을 뜨자 갑자기 뒤로 물러나며 다시 그릇 하나를 꺼내 정미의 얼굴에 뿌리려고 했다.
정미는 나지막이 오라버니를 불렀다.
애원하지도 다급해하지도 않는 짧은 ‘오라버니’ 소리에, 정철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기쁜 표정으로 바뀌었다.
“미미!”
정철은 그릇을 내던지고 정미를 품속에 꽉 안았다.
정미는 피범벅이 된 고개를 들고 눈물을 흘렸다.
“오라버니, 나 돌아왔어.”
눈물이 얼굴의 피를 씻겨 내려가며 하얀 자국을 남겨 정미의 얼굴이 꽤 우스꽝스러웠다.
그러나 정철은 그 모습이 보이지도 않는 듯 중얼거렸다.
“돌아왔으면 됐어. 그럼 됐다…….”
정미도 정철을 꽉 껴안았다.
그녀는 충분히 울고 난 뒤에도 여전히 자신이 몸을 되찾았다는 걸 믿을 수 없었고, 정철을 아무렇게나 한 번 꼬집어 보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미의 손은 마침 정철의 허리춤에 있었고, 그것도 조금 아래쪽에…….
‘음, 단단하고 탱탱한 게…… 역시 손맛이 좋네.’
정철의 몸이 굳었다. 하지만 마음속엔 부끄러움과 짜증이 아닌, 기쁨이 차올랐다.
‘그래, 이건 미미야. 이제야 확신할 수 있겠어! 내 미미가 돌아올 수 있다면, 한 번 만지는 것쯤이야.’
정철은 마음을 가다듬고 손수건을 꺼내 정미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그만 울어. 더 울면 개 피가 입안으로 흘러 들어갈 거다.”
‘개의 피―’
정미는 그제야 자신의 상태를 깨닫고 멍해졌다.
‘오라버니가 방금 내 얼굴에 흑구의 피를 두 그릇이나 뿌렸잖아. 그래, 또 수탉의 머리를 던졌지!’
정미는 무의식적으로 입가를 핥으며 생각했다.
‘개의 피는 이런 맛이구나.’
“우웩―”
정미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는 바닥을 짚고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정철은 황급히 정미의 등을 두드려주며 얼굴을 닦아주었다. 당황한 나머지 말이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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