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사람을 구하다
셋째 나리가 급히 입구로 가자, 들것 위에 누워있는 사람이 보였다. 요를 덮은 환자는 새까만 머리카락과 창백한 얼굴만 드러내고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거기서 욕을 하고 끊임없이 지전(*纸钱: 제사 때 태우는 종이돈으로 일종의 노잣돈)을 던지고 있었으며, 그중 한 노파는 울고 불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있었고, 스무 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는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사람들에게 팔을 붙들려 목숨을 내던질 것만 같은 자세를 하고 있었다.
셋째 나리가 나오자, 노파가 곧바로 달려들었다.
“당신이 이 의관의 주인이지요? 당신을 압니다. 이웃 사람들이 다들 당신의 의술이 좋다기에, 우리 집안에 누가 아프면 당신을 찾아왔었지요. 양심껏 말하세요. 제 며느리가 여기서 진료를 본 것이 맞습니까?”
셋째 나리는 기절해 있는 젊은 부인을 다시 쳐다봤고, 그제야 확실히 알아보았다.
이 부인을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이 부인이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월경이 반년에 한 번 찾아왔으며, 이번 월경은 왠지 모르게 멈추지 않아 이곳을 찾아온 적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셋째 나리가 맥을 짚으려 할 때, 마침 둘째 형수가 마찰에서 떨어져 머리를 부딪힌 뒤 기절한 정미를 데리고 들어왔던지라, 그는 급히 정미의 상처를 보았고, 그 부인은 다른 의원에게 넘겨주었다.
여기까지 떠오르자, 셋째 나리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 의원이 오진을 한 것이로구나!’
셋째 나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노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말 좀 해보세요. 오랫동안 의관을 운영했으니 당신들 과실로 사람이 죽었다는 걸 인정할 수 없는 겁니까?”
노파가 목놓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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