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화 기절
사운란은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들고 마셨다. 사운란의 표정은 담담했고, 여전히 인상을 쓰고 있지만 안색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방화는 몹시 꺼려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피를 마시고 있는 사운란을 본 순간 가슴이 아파왔다. 갑작스레 어떤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기억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떠올라서 사방화는 깜짝 놀라 뒤로 두 걸음을 물러났다. 그러다 뒤에 있던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고, 재빨리 기둥을 잡아 다행히 부상의 위험은 면했다.
사방화가 넘어지자, 사운란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봤다.
사방화도 다시 일어나 사운란의 자색 눈동자와 입가의 피를 쳐다봤다. 사방화는 갑자기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통증이 갑자기 파도처럼 사방화를 덮쳐 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머리를 움켜쥐었다.
“공자님, 빨리 드십시오! 아직 조금 남았습니다!”
그때 이어진 조가의 재촉에, 사운란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자색 눈동자를 어둡게 굳히곤 남은 피를 전부 마셨다.
피를 복용하자, 사운란 체내의 사악한 기운이 사라지면서 그의 상반신에서 돌아다니던 두 기운도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조가가 그제야 그릇을 내려놓고,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바닥에 앉았다.
사운란은 눈을 감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방화는 엄청난 고통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에 먼 옛날의 기억들이 줄을 지어 달려왔다.
그건 마치…… 이 형틀에 묶여 있던 사람은…….
사운란의…….
사방화는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사방화는 필사적으로 고통을 억누르려고 했지만, 어떻게 해도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잠시 후 사방화는 문지방을 따라 스르륵 미끄러져 바닥에 쓰러졌다.
사운란…….
이번 생에서 사방화는 사운란을 잊고 있었다.
지난 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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