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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장. 좋은 때에 오셨어요

581장. 좋은 때에 오셨어요

열여덟 대나 되는 마차에 나누어 탄 진가의 친척들은 엿새 전에 강남에서 출발했다. 인원이 많기도 하고, 또 그중에 고령인 사람도 있기 때문이었다.

느릿느릿 달려온 마차는 열흘하고도 이틀이 더 지나서야 도성에 도착했다. 별채가 모두 예약된 4대 주루는 열흘간 문을 닫고 안팎을 청소했다.

진가 방계의 친척들이 도성으로 들어온 그날 주루들은 비로소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나 다른 손님을 받지는 않았다.

이날 조회를 마치고 궁에서 나온 진형은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곧장 성문으로 향했다.

진운서는 아침 일찍 부를 나서 교외에서 친척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합류했을 때 그녀는 이미 친척들을 데리고 성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진언연 역시 그녀와 함께 갔다. 진언연을 위해 물건을 들어주어야 했으니 당연히 장천도 빠질 수 없었다. 그는 이제 진언연의 몸종이라도 된 듯했다.

마차가 성문 안으로 들어서자, 조영미는 재빨리 발을 들어 올린 다음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빠르게 재잘거렸다.

“도성은 정말 크구나! 어찌나 번화했는지, 아름다운 풍광을 제외하면 강남은 도성과 아예 비교 자체가 되지 않겠어! 양쪽으로 늘어선 저 점포들 좀 봐. 모두 3층짜리 누각이잖아. 굉장해!”

그녀는 난생처음 강남을 떠나 도성으로 온 것이었다. 그러니 흥분하여 말이 많아지는 것도 당연했다.

진운서는 미소를 지으며 진대산을 쳐다보았다. 그는 진언연이 건네준 얇은 종이를 들고 딸의 첫 시험 결과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글을 몰라서 종이 위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조영미는 그 종이에 점점 흥미를 잃어갔다. 반면 진대산은 서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어도 글을 알고 있었기에, 갑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심 선생이 평가한 게냐?”

문인들의 지위로 따지면 도성이 한 수 위였지만, 강남에 은거하고 있는 문인들 역시 적지는 않았다. 진대산은 심 선생이 문계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있었다.

그러자 진언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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