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5화. 예기치 못한 상황 (2)
천월은 아예 더 한발 앞으로 다가가 옥청청을 껴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긴 세월 설움을 다 토해내듯,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다 아릴 정도였다.
타인도 그러할진대 친어머니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옥청청도 처음 보는 딸의 모습에 끝내 참았던 눈물이 터져 천월을 꼭 안고 애처롭게 울었다.
옥자석으로 분한 남릉예 역시 연기일 뿐인데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모녀의 눈물에 감화돼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늘어났다. 덕친 왕비도 몇 년간 난성으로 간 딸 야경난이 떠올랐는지, 일순간 왈칵 눈물이 터졌다.
대신들은 이를 대체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눈빛만 교환했고, 야천일은 천월, 옥청청 모녀를 바라보다 순간 입술을 깨물고 소매 속 주먹을 쥐었다.
그 순간, 갑자기 덕친왕이 앞으로 나섰다. 한 해의 시작을 불길하게 울음바다 속에 내버려 두는 것도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운 왕비…….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옥청청도 그제야 천월을 놓고 우아하게 덕친왕을 바라보았다.
“덕친왕,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예……, 참 오래간만입니다.”
“다들 오랜만입니다. 세월이 꽤 흘렀지만, 대인들 풍채는 그때와 다름없이 여전하시군요. 효친왕께서도 그대로시고, 꼬마들도 다 훌륭하게 자랐습니다.”
옥청청의 따뜻한 미소에, 효친왕도 얼른 입을 열었다.
“과…… 과찬입니다. 운 왕비야말로 이전과 똑같군요.”
옥청청은 온화한 표정을 하곤 모두를 바라보며 천천히 운을 뗐다.
“여러분, 많이 놀라셨지요? 그간 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난 원래 해국의 공주였습니다. 현 해국 황제폐하의 동생이지요. 세세히 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황폐하께서도 세상을 떠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다 우리 시누이이신 태후마마까지 서거하셨다고 하여 천성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마지막 길은 꼭 배웅해드리는 것이 가족 된 도리이겠지요.
Apoya a tus autores y traductores favoritos e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