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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화. 풍표설월(風飄雪月) (3)



370화. 풍표설월(風飄雪月) (3)

“월이 이 녀석! 그렇게나 경 세자와 혼인하고 싶은 게냐?”

“네, 매우 많이요!”

천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짐은 내내 네가 왜 그리도 경 세자와 혼인하고 싶은지 이유가 듣고 싶었다. 그래, 지금 좀 말해보아라. 좋아한다느니, 사랑한다느니 그런 말은 아예 하지 말고! 경 세자는 10년간이나 병상에 누워있다 이제 막 영 왕가 밖으로 나왔다. 그런 지도 겨우 두 달밖에 되지 않았어. 한데도 황궁에서 널 구해줬다는 이유로 좋아하고 사랑하게 됐다고? 짐은 절대 믿을 수 없다.”

황제가 말했다.

“제가 좋아하고 사랑한다 말해도 황제폐하께서 믿으실 수 없다면 그럼 저는 아무 말도 못할 것 같습니다.”

천월의 말에, 황제가 코웃음을 쳤다.

천월은 다시 진지하게 황제를 쳐다보며 말했다.

“고모부님, 폐하께서는 아주 많이 좋아하시는 여인이 계십니까? 영 귀비마마나 명비마마를 좋아하는 그런 마음 말고요. 진심에서 우러나는, 하루 내내 좋은 건 모두 주고 싶은, 그 사람을 갖고 싶고, 오로지 그 사람 하나뿐인 그런 감정 말입니다.”

황제는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 주름진 두 눈에도 무언가 빠르게 스쳐지나갔지만, 황제는 다급히 소매를 휘두르며 격노를 했다.

“지금 네게 질문을 하라고 했더냐! 아직 급계하지도 않았으면서 혼인할 걱정부터 하고 있다니, 그 현명하던 네 모비와는 닮지 않고……. 네 고모님들께서도 참 신중하시고 단정하신 분들이었는데, 넌 그 분들의 장점을 당최 하나도 물려받질 못한 것 같구나.”

말을 마친 황제가 운맹에게 말했다.

“앞장서거라! 짐은 운왕에게 가야겠다.”

“네. 폐하, 이리로 오십시오!”

운맹이 황급히 앞장섰다.

황제는 그렇게 천월각을 빠져나갔다. 문래는 서둘러 황제의 뒤를 따르며 떠나기 전 풍신을 한번 쳐다보았다.

천월은 냉소를 지었다.

‘황제도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던 걸까? 저리도 냉혈하고 무정한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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