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9화. 이생의 끝도 임과 함께 (1)
세 사람이 나간 뒤, 남은 사람들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누군가 제일 먼저 이 침묵을 깨뜨렸다.
“방금 전 나간 사람……. 천월 아가씨를 닮지 않았소?”
순간 모두 일제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내 두 사람이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닮았소, 닮았어!”
이때, 벽 가장 안쪽에 앉아 있던 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
“닮은 게 아니라 저분이 바로 천월 아가씨일세! 이보게 젊은이들, 이런 데서 횡설수설할 줄만 알지, 서남이 지금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알고는 있나? 그 며칠새 천월 아가씨께서 서남을 정돈한 덕에 서남은 지금 봄 농사를 할 수도 있게 됐어. 천월 아가씨께서 서남 백성들을 얼마나 구했는지 알기는 해? 몇 명, 몇만도 아닌 몇십만을 구하셨어!”
노인은 좀 화가 난 듯 목소리가 높아졌다.
야경염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노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화를 가라앉히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천월도 귀가 밝아 당연히 이 말을 들었지만, 표정엔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묵묵히 말고삐를 잡고 말에 올랐다.
* * *
한참을 가던 중, 야경염이 문득 물었다.
“월아, 세상 사람들은 다 이익을 위해 모여들고 이익을 위해 바삐 뛰어다니는데 그동안 네가 한 모든 건 뭘 위한 것이냐?”
모든 사람은 다 이익을 위해 모여들고, 이익을 위해 바삐 뛰어다닌다. 그렇다면 천월이 그간 해온 모든 건 대체 뭘 위한 거였을까?
천월도 천천히 생각에 잠겼다. 전생에 죽음을 향해 뛰어든 뒤 이 세계에 다시 태어났을 때, 제일 처음으로 한 생각이 무엇이었는지도 희미했다.
야경염은 천월이 넋을 잃고 앞만 바라보고 있는 것에 뭐라고 말하려다, 끝내 말을 삼켜버렸다.
한참 뒤, 천월은 다시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뭘 위했다기보다는 그저 살기 위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어요.”
“살기 위해서?”
야경염이 말고삐를 쥔 손에 힘을 더 줬다.
천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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