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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화. 제비뽑기

1040화. 제비뽑기

야경염은 문득 돌아서서 천월을 바라보았다.

‘전 더 이상 예전 그 운 왕가 운천월이 아니고, 폐하께서도 더는 예전 그 염 오라버니가 아니십니다. 지나간 일은 그저 웃으며 넘어갔으면 합니다.’

머릿속에서 계속 같은 목소리가 맴돌자, 야경염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끓어올라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용풍이 야경염과 천월을 번갈아 보더니 상관명모에게 말했다.

“제사, 운왕 전하께서 연왕 전하를 만나러 가실 걸 예상하셨습니까?”

상관명모는 답답하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그 영감은 늘 나를 못마땅해하오. 언제나 내게 골칫거리만 만들어 주려고 애쓰시는 분인데, 내가 어찌 그 속을 다 알겠소?”

“연왕 전하께서 설마 운왕 전하께 뭔가 나쁜 일을 하진 않으시겠지요?”

“나쁜 일? 사돈을 만나야 한다잖소. 뭐 이 일은 더 이상 신경 쓸 것도 없으니 그만합시다.”

그러자 야경염이 조용히 물었다.

“제사, 설마 잊었소? 제사는 경 세자를 상대할 분으로 직접 운왕 전하를 지목했소. 그럼 이제 청산성엔 누가 간단 말이오?”

“이젠 해국과 천성은 한 가족이 된 것 아니겠습니까? 천성에 곤란이 있다면 해국도 당연히 도와야지요. 옥 태자전하께서 운왕 전하를 도중에 모시고 갔다면, 청산성은 당연히 옥 태자전하께서 맞서지 않겠습니까?”

상관명모의 답에 야경염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해국 낙요 공주는 남량 황제와 혼약을 맺었고, 지금 남량은 경 세자의 세력 ㅠ이 됐소. 그럼 해국과 모용 후주도 가족인 셈인데 해국 옥 태자께서 우리를 도와 청산성으로 갈 것 같소?”

“그건 어느 쪽이 해국의 마음을 더 얻느냐에 달려 있겠지요. 저나 폐하께선 옥 태자전하를 설득할 수 없지만, 가능한 이가 딱 한 명 있습니다.”

그리고 상관명모가 빙그레 웃으며 천월을 돌아보았다.

“천천, 그렇지 않소?”

천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관명모의 속셈만 생각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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