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복
진영후는 다시 숨이 돌아온 듯 연거푸 말했다.
“네 말이 맞아! 만약 경왕께서 잘 말씀해 주신다면, 당연히 소용이 있겠지. 하지만!”
진영후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주건공을 바라보면서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만일 이 일을 경왕께 부탁하게 된다면, 앞으로 우리 집안과 경왕은 점점 더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지 않겠느냐?”
“아버님, 일단 그렇게까지는 길게 생각하지 마세요. 눈앞의 난관을 넘기고 다시 말씀하시지요. 만약 위기를 넘지 못한다면, 떨어지든 말든 이 집안은…… 사라지게 됩니다! 먼저 작위를 유지하고 나서 이후에 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시지요.”
진영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등을 더욱 심하게 구부리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일단 눈앞의 난관을 넘기자. 너는 일단 다른 사람을 시켜서 경왕께서 돌아오셨는지 알아보도록 해라. 그 결승천리(決勝千里) 옥으로 만든 조각을 보내거라.”
“아버님 결승천리는 성왕을 위해 특별히 맞춘 것이니, 만약 경왕께 보낸다면 안 맞는 것이 아닐까요?”
주건공이 머뭇거리자, 진영후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 역시 안 맞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너도 알겠지만, 우리 집안은 요 몇 년 동안 힘들어졌기에 남쪽의 큰 장자 두 개를 팔아 겨우 은전을 모았고 그렇게 산 옥으로 조각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또 어디를 가서 몇만 냥이나 되는 은자를 찾을 수 있겠느냐? 은자가 있다고 해도 시간이 없다. 선물이 약소하면 소용도 없을 것 같다. 보통 물건이 어디 경왕 눈에 들어오겠느냐?”
주건공이 어깨를 으쓱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저는 곧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돌아오게 되면 아버님을 모시고 갈까요?”
진영후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주건공은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 * *
주경연이 궁에서 경왕부로 돌아오자, 진영후가 주건공을 데리고 결승천리의 옥 조각을 가지고 가서 만나 뵙기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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