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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화. 비혈(鼻血): 양공자의 코피



258화. 비혈(鼻血): 양공자의 코피

밤이 되어 영후가 돌아왔다. 함께 식사를 마친 이들은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그때, 찻잔을 든 명미가 입을 열었다.

“다음 달에 다녀올 곳이 있어요.”

찻잔을 들어 올리던 양공자의 손이 일순 멈칫했다. 양공자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딜 가는데?”

“안산 너머 이민족들의 땅이요.”

양공자가 찻잔을 딸깍, 내려놓았다.

“북호팔부가 서로 전쟁 중이라 혼란하다고 하지 않았어? 얼마나 급한 일이기에 굳이 이런 상황에 가려고 하는 건데?”

“전쟁으로 혼란한 상황이라 지금 가는 거예요.”

명미가 천천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양총관까지 오셨으니 저희 계획들도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겠죠. 이제 안심하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성의 자금선이 이곳까지 닿았으니, 이제 도성에 있는 각종 사업장에서 나는 수익들이 고당까지 끊임없이 이어질 터였다. 사람도 있고 돈도 생겼으므로 이곳에도 곧 성채가 있는 소도시가 만들어질 것이었다.

양공자의 우울했던 기분도 안산에 있는 도적들을 토벌하는 일로 완전히 회복되었고, 거기에 영후까지 옆에 있으니 더욱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간을 좁힌 양공자는 말이 없었다.

명미는 그가 자신의 결정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아관이 명미와 양공자를 번갈아 보더니 물었다.

“언제 갈 생각인데요. 혼자 가요?”

명미가 잠두콩 깍지를 벗기며 말했다.

“당연히 혼자 가지 않죠. 다복이랑 후양을 데려갈 거예요.”

오보(塢堡)는 거의 완성이 되었고, 이제 양유덕이 왔으니 대장 목수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니 후양 하나 빠진다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었다. 더구나 아직 그를 양공자 옆에 두기엔 마음이 완전히 놓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마침 이민족의 땅에 갈 일이 생겼으니 함께 후양을 데려가 시험해 보아야지. 후양이 새로운 환경에 맞게 다른 인물이 되었는지 확인해 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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