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화. 화근
얼마나 지났을까? 완전한 어둠이 화원을 뒤덮었다. 가지가 무성한 나무 주변은 달빛도 스며들지 못해 사람이 있어도 전혀 알아챌 수 없을 만큼 깜깜해졌다.
그 때, 어디선가 바스락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초 마마는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나무 뒤 쪽으로 몸을 웅크리고 숨겼다.
발자국 소리는 초 마마가 몸을 숨긴 곳 가까이 다가와서 멈추었다. 그리고 뒤이어 한 소녀의 흐느끼는 소리가 이어졌다.
“언니, 너무 무서워요…….”
초 마마가 자연스럽게 귀를 쫑긋 기울였다.
“아무래도 오늘 그 사람이 홍월 언니였던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홍월의 이름을 듣자, 초 마마는 하마터면 소리를 낼 뻔하여 서둘러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어서 그 입 닫지 못해! 만약 주인들께서 네 말을 듣기라도 하신다면, 네 혀를 뽑아버릴 지도 몰라!”
또 다른 목소리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너무 무서워요…….”
“무섭긴 뭐가 무서워? 그게 누구였든 연못에 빠져 죽은 그 사람의 명이 짧았던 거지, 너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
“제 눈으로 똑똑히 봤단 말이에요. 노부인을 모시는 풍 마마가 홍월 언니를 끌고 가서 연못 안으로 밀어버리는 걸 말이에요. 설마 저희도 나중에 잘못을 한다면 그렇게…….”
소녀의 목소리가 더욱 가녀리게 떨려왔다.
“정말이야?”
“정, 정말이에요…… 흑흑.”
손 하나가 다가와 소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잘 들어. 죽고 싶지 않거든, 오늘 네가 본 것을 무덤까지 가져가도록 해. 절대 그 누구에게도 이 일을 말해서는 안 돼!”
마른 낙엽 밟히는 소리가 바스락거리며 나다가 점점 작아졌다.
나무 뒤, 초 마마의 옥팔찌는 이미 몇 개로 끓어지고 아스러져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밤하늘의 차가운 그믐달보다도 더욱 창백했다.
‘홍월이 죽었다고?’
‘풍 마마가 끌고 가서 연못으로 밀어버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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