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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낯익은 얼굴



118화. 낯익은 얼굴

“마님은 소인의 능력을 알아봐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은혜를 갚지는 못 할망정 어찌 감히 마님을 죽이는 죄악을 행하겠사옵니까?”

두 씨 어멈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바로잡고 여전히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다.

“본관이 묻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네.”

견세성이 강한 눈빛으로 두 씨 어멈을 노려보았다.

“어서 사실대로 고하지 못할까!”

“소인은 억울하옵니다.”

두 씨 어멈은 그 자리에 풀썩 무릎을 꿇고 앉았지만, 여전히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억울하다?”

견세성이 코웃음을 쳤다.

“두건을 풀어 보거라!”

견세성이 눈짓하자 아역 두 명이 달려와 양쪽에서 두 씨 어멈의 팔을 붙잡았다.

“대인, 아무런 증좌도 없이 소인을 흉수 취급하실 수는 없사옵니다. 소인을 고문하여 강제로 자백을 받으시려는 것이옵니까? 소인, 정말로 억울합니다!”

몸부림치던 두 씨 어멈이 아역의 힘에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자 고래고래 소리쳤다.

“네 머리를 풀어서 증좌를 보여주려는 것이니 얌전히 있거라!”

견세성을 지켜보던 강서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가 두 씨 어멈의 머리카락에서 장롱 속 냄새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후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견 대인이 이 냄새만을 증좌로 삼고 두 씨에게 죄를 묻는다면 그 죄는 결과적으로 성립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강서의 근심 어린 눈빛의 뜻을 알아챈 견세성은 허리를 뒤로 젖히고는 여유로운 모습을 꾸며내며 수염을 어루만졌다.

‘만일 내가 또 다른 증좌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정말 저 소저에게 밀릴 뻔했구나.’

견 대인은 어린 소녀와 비교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했다.

두 씨 어멈의 머리를 싸매고 있던 두건이 풀리자 풍성한 머리카락이 쏟아져 내려왔다.

조운과 비슷하게 머리카락 중간에 듬성듬성한 새치가 나 있었다.

두 씨 어멈과 조운은 불혹에도 미치지 못한 나이에 흰머리가 나 있는 모습이 꽤나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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