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화. 합격한 사람은 누구?
공자 두 사람이 과거를 보는 터라 올해 중추절은 중추절 같지 않았다.
집안사람들 모두 중추절을 제대로 보낼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시험이 끝나는 날, 다들 시험장 밖을 서성이며 과거장 안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수험생들이 거의 떠났음에도 지염과 지장이 보이지 않자, 차남가와 삼남가 사람들 모두 몸이 달았다.
“어찌 아직도 안 나오는 게야?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니겠지?”
“아까 시험 보다가 쓰러진 이들이 여럿 실려 나가던데, 설마…….”
“거, 좀좀좀! 재수 없는 소리 좀!”
마침내, 지염을 부축한 지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두 집안 식구들이 얼른 달려가 두 사람을 에워쌌다.
“지장, 괜찮은 게냐?”
장씨가 묻자, 지장이 손을 흔들며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그저 많이 지쳐서 그래요.”
과거장 안이 얼마나 열악한지는 과거장에서 나오는 누굴 보든 알 수 있었다.
과거를 보는 이들은 먹고 자는 것을 모두 과거장에서 해결해야 했는데, 이곳에서는 씻을 수도 없다 보니 날이 지날수록 과거장에서 버티기가 더욱 힘들었다. 맡을 수 없는 온갖 고약한 냄새들이 뭉치는 것도 모자라, 제대로 잠도 잘 수 없는 곳에서 크고 작은 사내들이 같이 참고 지내야 하는 고통은 거의 피부 껍데기가 벗겨질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지염의 얼굴은 지장보다 더욱 좋지 않았는데, 눈은 거의 풀려 있었다.
그러나 지염의 상태는 사실 피곤함보다도 시험에서 나온 문제 때문이었다.
책론 문제를 보자마자, 지염은 머리가 윙윙 울리기 시작했다.
문제가 지장이 자신에게 준 예상 문제집의 문제와 거의 비슷하지 않은가!
그들처럼 우수한 학생들은 앞서 본 경의(經義)와 같은, 그저 서책에 나온 그대로를 베껴 쓰는 과제로는 점수 차를 벌릴 수가 없었다. 뒤에 오는 시부론(詩賦論)과 책론(策論)이 진짜 점수에 영향을 주는 과제였다.
특히, 책론은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중요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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