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화. 정조를 잃다 (3)
금란전은 다시 정적이 찾아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대신들은 이미 황제의 입에서 나온 ‘2공주’라는 단어를 듣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퇴청 후, 대신들은 가까운 사람들끼리 둘 셋씩 모여 금란전을 나갔다. 그러다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정말 2공주마마께서 그 원인인 것 같소?”
“누가 알겠소.”
다른 대신이 말했다.
“자미성이 어두워졌을 때는 늘 불길한 징조를 뜻했잖소.”
“듣자하니, 2공주마마께서 염원을 못 이루셔서 그 방혼이 속세를 떠돈다고 하던데…….”
그때, 그들 곁으로 우승풍이 다가와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2공주마마는 하늘의 따님이오. 그런데도 이렇게 오랫동안 저승으로 가시지도, 환생의 길에도 들지 않고 계시니, 자미성이 어두워진 것도 다 그 때문일 것이오.”
두 대신들도 곰곰이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세 사람의 생각을 끊어냈다.
“우 대인, 말씀을 삼가시오.”
남궁목이 차가운 목소리로 반박했다.
“우 대인은 양방진사 출신 아니시오? 조정의 신하가 어찌 시정 졸개들처럼 함부로 혀를 놀린단 말이오. 그러고도 대인께서 읽으신 성현의 말씀을 볼 면목이 있소?”
우승풍은 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성을 내며 말했다.
“남궁 대인! 방금 그 말은 무슨 뜻이오?”
남궁목은 우승풍의 태도가 조금도 눈에 차지 않아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자미성이 어두워진 건 그저 천체의 현상일 뿐이오. 그런데 대인은 굳이 2공주마마께서 염원을 못 이루어, 공주마마의 방혼이 속세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끄집어냈소. 그러니 무지한 어린 아이들과 다를 게 뭐가 있단 말이오?”
우승풍은 한스러운 눈으로 남궁목을 노려봤다. 하지만 한능부의 명을 기억하고 끝까지 화를 참으며, 세차게 흥 하고 콧방귀를 뀌더니 소매를 떨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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