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화. 바꾸지 않을 겁니다 (2)
모두들 어떤 공연을 내보여야 할지 몰래 상의해야 했기에 남들과 거리를 두었고, 소혁과 남궁월도 한쪽에 멀리 떨어져 있었다. 소혁의 눈은 한시도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방금 있었던 공연에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문득 그가 봉안에 웃음기를 가득 담고 말했다.
“약방, 나한테 선물해 준 매듭 정말 맘에 들어. 애들이 다들 어찌나 칭찬하던지, 부러워 죽으려고 하더라니까.”
그러자 남궁월은 입꼬리를 끌어당기고 웃으면서, 소혁의 허리에 달려 있는 옥패에 시선을 고정했다. 퇴위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 그녀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약해져서 소혁의 생일 때 직접 그에게 국수를 만들어 주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남궁월의 거처에는 그녀를 위한 음식을 만들어주는 소주방(小廚房)이 없어서 국수를 만드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남궁월은 소혁의 생일선물로 주려고 직접 매듭을 만들어서 영양 대장공주부에 갔던 그날 그에게 선물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소혁은 그날부터 계속 그 매듭에 옥패를 달아 늘 하고 다녔다.
소혁은 밝은 두 눈동자로 여전히 남궁월을 쳐다보고 있었다.
“약방, 우리 이따 어떤 공연을 할까?”
남궁월이 잠시 깊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금기서화(琴棋書畵)라면 저도 다 할 수 있지만, 금을 제외한 기서화(棋書畵)로 공연을 하기엔 좀 어려울 듯해요. 아마 대부분 다 금을 연주할 테니, 저희도 똑같으면 참신함이 떨어질 것 같아요. 소 세자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난 뭐든 다 좋아.”
소혁은 뭘 하든 정말 아무상관 없었다.
그러자 남궁월이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긴, 어차피 자신들은 1등을 할 생각도 없으니 무슨 공연을 하든 다 똑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때요? 제가 금을 연주하면, 소혁은 검무를 추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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