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8화. 처분 (3)
관어백이 실소하고 웃으면서 물었다.
“그럼 둘째 공자는 뭘 하고 싶소? 그리고 뭘 잘하시오?”
멋쩍게 웃은 소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뒤 다시 물었다.
“그……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는 것도 해당 됩니까?”
그는 그 질문을 하자마자 바로 후회하는 기색을 보인 뒤, 다시 구겨진 제 체면을 돌려 보려고 시도했다.
“관 형님, 오해는 마세요. 전 그냥 노는 걸 좋아할 뿐이지, 집안을 망치는 방탕아는 아니에요…….”
그러고는 이어서 줄줄이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성안의 조 공자가 어떻게 천금을 써서 명기를 키웠는지, 투전판에서 놀던 전 공자가 어쩌다가 져서 가산을 탕진했는지, 손 공자가 사기꾼에게 속아 얼마나 많은 은자를 잃었는지를 열거했다.
또 그들에 비하면 자기는 매일 벗들과 술 마시고, 연주를 듣고, 귀뚜라미싸움 하고, 투호 좀 하는 정도라고, 물론 져서 옥패 같은 걸 잃은 적도 있기는 하지만, 그 또한 놀이의 흥을 돋우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말을 늘어놓고 있던 소란은 갑자기 뭔가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챘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조차 잘한다고 말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평소에 뭘 하면서 놀든, 꼭 남들에게 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럴 수가. 난 먹고 노는 귀족 자제로서도 불합격이구나!’
소란은 제 자신이 정말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공자, 성급히 생각지 마시오.”
관어백이 미소 짓고 소란을 위로한 뒤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둘째 공자 명의로 된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고 있소?”
소란은 재차 고개를 저은 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뭘 하면서 살지 고민하는 것과 재산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걸까.’
관어백이 그에게 조언했다.
“내부를 안정시키려면, 우선 외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 있소.”
소란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격하게 손뼉을 쳤다.
“관 형님!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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