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값진 선물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 영서는 한씨 집안사람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이미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 시절의 그늘이 너무 깊어, 오늘날까지도 영서의 악몽에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이곳에 온 후 친부모가 자신에게 비아냥거리고, 새론의 위선적인 말과 행동을 직면했음에도, 영서는 예상했던 긴장감과 불안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심지어 화조차 나지 않았다.
시간은 한 사람을 몹시 변화시킬 수 있었다.
자신이 많이 변했음을 인지하기도 전에, 영서는 제일 신경 쓰였던 일을 이렇게 태연하게 마주하고 있었다.
“응. 더 예뻐지기도 했고, 자신감도 엄청 많이 생겼는데? 네 눈빛엔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음, 뭐라고 해야 하지. 아무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런 힘이 있어. 불사조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별은 약간 흥분하며 말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사람은 아무 이유 없이 변하지 않는다. 영서가 무슨 일을 당해 오늘처럼 이렇게 변했는지 별은 알 수 없었다. 5년 전, 영서가 갑자기 해외로 간 것에 대해 별은 약간 수상쩍은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았다.
영서는 별의 말을 듣고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곤 손으로 자신의 턱을 받치고는 말했다.
“언니, 사람 칭찬하는 것도 엄청 예술적으로 하네!”
“정말이라니까!”
별이 억울해하며 말했다.
이내 영서는 술을 한 모금 마신 다음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사랑으로 인해 근심이 생기고 사랑으로 인해 겁이 생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멀어지면, 근심과 걱정이 없어진다며. 아마 멀어지면 신경이 덜 쓰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나 봐. 세속에 대한 욕망이 없어져야 의연(毅然)에 이른다고 하잖아…….”
별은 영서의 말을 듣고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왜 모든 것에 해탈한 사람처럼 말해?”
영서는 그저 쓸데없는 말 몇 마디 한 것뿐이었다. 이내 영서가 웃으며 말했다.
“언니 앞에선 뭔 말도 못하겠네. 그냥 농담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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