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화. 길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연릉이 중얼거렸다.
“벌써 한 달이나 지났으니 아마도 이미 일이 끝났을 것 같네요.”
소국공도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맞다. 만일 정말로 단왕이 제위에 올랐다면, 천하 대란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부자는 한동안 마주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하의 정세가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을 알았지만 천하 대란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연릉이 정신 차리고 입을 열었다.
“아버지, 이제 어쩌죠? 군사를 모아 만전을 기해야 합니까?”
“당황할 것 없다.”
소국공이 담담히 말했다.
“진작부터 대비한 일이니, 침착하게 대응하면 된다. 홍수가 나면 흙으로 막으면 되듯이 군대가 오면 장수를 보내어 막으면 그만이다.”
소국공의 침착한 태도를 본 연릉도 마음을 가라앉혔다.
‘맞아! 우리는 오랫동안 난세를 대비해 준비해 왔어. 까짓것 난세 따위 올 테면 오라지!’
“됐다. 처소로 돌아가서 씻고 예복으로 갈아입도록 해라. 네 형 혼례에 참석해야지.”
소국공은 손을 뻗어 연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웃는 얼굴을 보였다.
“우리 집에 새사람이 들어오는 일이니 이런 큰 경사는 모두 함께 기뻐해야 한다.”
연릉도 금세 밝은 표정을 지었다.
“네.”
도성에서 천지가 개벽할 일이 일어났든 말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형님의 혼사였다. 연릉은 심호흡을 하고 처소로 돌아가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만약 정말 단왕이 제위에 올랐다면, 황제와 태자는 십중팔구 이미…….’
그는 황제에게는 특별한 정이 없었지만, 태자는 달랐다. 반년 동안 친분을 쌓았고 태자는 자신을 진정으로 아꼈다. 그런 태자가 변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괴로웠다. 부디 자신들 부자의 추측이 어긋나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 * *
길한 시각이 되어 신부가 입장했다. 연릉도 옷을 갈아입고 와서 예식을 지켜보며 자신의 아버지, 형과 함께 손님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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