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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화. 강가

155화. 강가

이황자는 삼황자보다 겨우 한 살 많았다. 하지만 덕비는 벌써 이삼 년 전부터 자기 소생의 이황자의 비를 고르는 데 신경 썼고, 이황자비의 후보를 마음속으로 이미 정해 둔 터였다.

일단 태자비가 확실히 정해지면, 바로 황제에게 이황자도 혼인하게 해 달라고 청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숙비는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고, 오늘도 딴생각에만 빠져 있었다.

덕비는 속으로 이런 생각들을 했지만, 굳이 자기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웃음을 머금고 물었다.

“동생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습니까? 우리도 같이 봐줄까요? 현비 동생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현비는 줄곧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원래 오늘 외출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덕비와 숙비 등이 모두 참석하는데 자신만 빠지면 괜히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일까 봐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덕비가 갑자기 묻기에 그녀는 희미한 웃음과 함께 대답했다.

“이 동생은 안목이 별로입니다. 괜히 나섰다가 숙비 언니의 큰일을 그르칠까 봐 걱정됩니다.”

그녀는 항상 언행에 조심스러운 편이었기에 덕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고 자연스레 비빈들의 화제는 혼기가 찬 여러 가문의 규수 이야기로 흘러갔다.

숙비는 덕비가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평가하는 것을 들으면서 건성으로 몇 마디씩 대답할 뿐이었다.

덕비가 웃으며 물었다.

“숙비 동생이 이렇게 관심이 없는 걸 보면 혹시 이미 마음속에 정해 둔 규수가 있는 건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친정 질녀도 박문관에서 수학하고 있죠? 삼황자와 같은 나이니, 서로 잘 맞는다면 통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숙비의 친정인 엽가(家)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숙비는 자기 친정이 뼈대 있는 가문이 아니란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닙니다. 선화(宣華)와 위아는 그저 남매처럼 지낼 뿐인걸요. 무엇보다 위아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어떤 규수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니 지금으로서는 후보를 고를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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