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화. 옥릉의 향기 (2)
“하지만 마음이 아파…….”
말을 멈춘 백하는 목이 메었다. 어째서인지 울수록 마음이 쓰라렸다.
가족이 없는 백하에겐 어린 시절의 우정이 유난히도 소중했다.
묵자는 애련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마음은 없었지만, 통곡하는 백하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손에 들고 있던 지전이 재가 되어 사방으로 휘날리자, 향로에서 향 하나를 뽑아 든 묵자는 합장하고 흐린 하늘을 향해 절을 올렸다.
“애련아. 네 넋이 아직 이곳을 떠돈다면, 너를 걱정하는 사람의 마음이 찢어질 거야. 인생은 그저 한낮의 꿈처럼 잠시 왔다 가는 거야. 내가 우리 시녀들을 대표해 너의 괴로움을 깊이 이해할게. 너를 위해 천지신명께 기도할게.”
묵자가 두 번째 절을 올리고, 백하가 황급히 향을 쥐어 들었다.
묵자와 백하의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바라보던 소의가 펄쩍 뛰어 내려와 향을 손에 쥐었다.
“애련이 하루빨리 윤회하여, 고진감래의 뜻대로 다음 생에는 평안하고 즐겁게 해주십시오.”
소의가 세 번째 절을 올렸다.
아홉 번의 절을 마친 세 사람은 갑작스레 수면 위에서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얼굴을 가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바람이 멎은 후에 이들이 고개를 들자, 하늘가에 먹구름이 개고, 장미처럼 밝은 빛이 고개를 내밀었다. 강물 위에 황금빛 윤슬이 빛나고, 하늘 가득 흩날리던 빗줄기는 마치 눈꽃처럼 구름 위로 서서히 올라갔다.
때마침 기이한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두 손을 합장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은 백하는 부처와 보살의 자비에 감사하다는 말을 외쳤다.
배는 이 찰나 굽이진 협곡을 지나 녹진으로 들어섰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묵자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금치 못하였다.
‘그야말로, 강기슭에서 풍겨오는 슬픈 꽃내음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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