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화. 마음속의 피
원징이 “이랴!”하고 말을 재촉해서 질풍처럼 내달렸다.
묵자가 그 뒤를 바짝 뒤따랐다. 점점 더 거세지는 바람 속에서 묵자는 고개를 돌려 대도를 한번 쳐다보았다. 먼지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묵자가 새로운 생활을 얻었던 곳이자 묵자가 첫사랑을 겪었던 곳이며, 그녀가 고통의 눈물을 흘렸던 곳. 그 모든 것이 한데 얽히고설켜 있는 곳이었다.
묵자로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이 깨끗하게 정리가 되었으니 이제 다시는 돌아올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오연걸, 오연륵, 상아, 엽아, 자신을 사랑하고 미워했던 사람들도 다들 과거로 만들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적과 나, 모두 안녕. 사적인 감정을 위해서가 아닌 이 혼란스러운 세상의 평화를 위해 한바탕 겨루어보자고!’
* * *
오연걸은 단격수가 보낸 자가 가져온 청천벽력 같은 급보를 받았다. 두록이 사라지고 초육이 사라진 것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묵자가 사라지다니!’
그는 하늘을 향해 분노에 찬 포효를 한 후 옆에 서 있던 그림자 호위의 곡도를 뽑아 들고는 소식을 가지고 온 병사를 베어 죽였다. 단격수가 왔더라도 그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지금의 그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묵자는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 강렬한 직감이 거의 그의 심장과 영혼을 삼킬 것 같아 그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만 같았다!
오늘 이 순간에서야 그는 비로소 묵자가 자신과의 감정을 모두 끊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묵자가 날짜를 바꿔서 시집을 오겠다고 한 것도, 그러면서 얼굴을 붉혔던 것도, 심지어 묵자가 다친 것 모두 다 정교하게 짜인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속는다는 것은 정말로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이었고, 내장이 끊어지듯 감정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이며 깊은 슬픔으로 낙담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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