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화. 강을 건넜다고 배를 부수네
‘이 사람, 내 생각을 알아맞힐 수 있는 거야?’
묵자는 또 한번 놀라면서 뭔가 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채고 이렇게 물었다.
“제가 무슨 교훈을 얻는다는 거죠? 당신 설마 저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건 아니겠죠?”
사내는 손으로 묵자의 허리를 만지작거렸다. 묵자는 생각했다.
‘검이 어디로 갔지?’
“낭자, 찾을 필요 없소. 다른 사람의 목숨을 잘못 해치면 안 되니 내가 잠시 잘 보관하고 있소이다.”
남자가 갑자기 왼손을 뻗어서 묵자의 머리카락을 한대 탁 내려치자 검은 머리칼이 폭포처럼 흩어졌다.
“당신……!”
묵자가 화가 나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쾅쾅쾅……!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그 사람은 더욱 목소리를 낮추고 이렇게 말했다.
“낭자, 아무래도 누워있는 것이 낫겠소. 진짜처럼 연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저 사람들을 믿게 할 수 있겠소?”
묵자가 너무 긴장해서 착각하는 걸까? 그 사람의 부드러운 손길이 왠지 익숙했고 묵자를 위해 머리를 풀어 헤친 동작도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밖에 있는 사람이 문을 열라고 소리쳤다.
그 사람은 또 예상 밖의 동작을 취했다. 뜻밖에도 묵자의 몸 위로 올라타더니 옷을 벗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빛이 갑자기 그를 비추었다.
검은 옷, 옥과 같이 흰 피부, 모든 것을 다 꿰뚫어 볼 것 같은 검고 짙은 눈동자, 차가우면서도 늘 그녀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적당한 두께의 옅은 입술, 금실을 박은 듯한 날카로운 콧날, 태생이 귀티를 타고난 것 같았다.
“원…….”
묵자는 제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체로 천천히 묵자의 몸을 덮치는 원징의 온화한 이목구비에서는 따뜻함이 퍼져 나오고 있었다. 그는 두 팔로 묵자의 양쪽을 버티며 이렇게 말했다.
“낭자, 번거롭겠지만 내 머리관 좀 풀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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