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화. 무슨 꿍꿍이지?
묵자는 여전히 자신의 걱정거리가 맴도는 바람에 뒷부분은 자세히 듣지 못했다. 좋아해도 뭐 별거 없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감정이 생길 수도 있는데, 하물며 원징은 이렇게나 범상치 않은 사람이니 말이다.
묵자가 조금은 엉큼한 마음을 품었다고 해도 그 역시 진지하게 묵자에게 반응하진 않았을 것이다. 신분 때문이 아니었다.
묵자는 원징에게 호감을 줄 만한 것이 없다고 스스로 느꼈고, 또 그에게 몸을 허락하는 기회를 놓치기도 했었다.
그저 목재만 만지면서 선박공과 선방의 사내들 사이에 섞여 지내다 보니, 자신에게 아가씨다운 모습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위경과 민송 두 사람은 매번 묵자는 시집도 못 갈 거라고 놀려대고 있었다. 묵자 역시 그런 각오는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지금은 옥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이 남자가 훗날 ‘그 사람’처럼 자신을 외면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본래 묵자와 원징은 서로 이용하는 관계고, 말끝마다 한가한 군주가 되겠다던 그 사람보다 원징은 훨씬 더 명분이 있게 묵자에게 원칙에 어긋난 것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그럼 이렇게 해야겠다.’
급작스럽게 발생한 두근거림은 가슴속에 잘 넣어두고 그에게 이 감정을 말하지 않으리라. 설령 진짜로 어느 날 그 사람을 엄청나게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해도 말이다.
말만 안 하면 묵자는 원징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지금처럼 이렇게 서로 어울리고 자신을 속이면서 막역한 친구처럼 지낸다면 만족할 수 있었다. 훗날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그 사람은 묵자에게 자신을 따르라 했으니, 묵자는 그를 따를 것이다.
그 사람을 위해 총무가 될 것이다. 묵자 자신이 비록 돈을 벌려면 힘은 들겠지만, 누군가를 도와 돈을 벌어주는 능력만큼은 세상에 둘도 없으니 그가 평생 입고 먹는 것은 걱정 안 하게 할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겨우 요만큼 마음이 움직인 것뿐이니 암, 별일 없을 거야.’
손으로 한 대 치면 괜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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