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화. 바보 초대장
묵자가 서신을 열었더니 그 안에서 여러 개의 금 잎사귀가 떨어졌다.
묵자가 떨리는 마음으로 이불 위에서 금빛이 번쩍번쩍거리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황금 잎사귀가 아니라 황금 꽃잎이었다. 묵자는 제 머리가 옆집 이웃만큼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완전히 상대방의 의중을 간파하지 못했다.
하지만 묵자는 서신을 읽어보고는 원징을 오해했고 금은의 꿍꿍이를 욕해야 맞다는 것을 알아챘다.
금은은 이미 상도에 돌아왔고 오늘 마침 원징에게 백지 초대장을 보내면서 황금 꽃잎을 같이 동봉했던 것이다. 원징은 서신으로 금은의 이런 바보 같은 초대장을 받았는지를 묻고 있었다.
묵자는 오늘 일찍 홍유를 나와서 한 고객의 회식 자리에 들렀다가 주문서 하나를 또 받자마자 곧바로 구수운의 거처로 갔었다. 그래서 금은이 자신에게 초대장을 보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설사 어처구니없는 초대장이라 해도 묵자도 받고 싶었다. 금을 그냥 주는데 바보나 싫다고 할 것이다.
서신 제일 마지막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그때가 되면 묵동생도 함께 초대하여 서로 팔짱 끼고 감상하시게.》
보아하니 원징은 이미 바보스러운 초대장에 숨겨진 내용을 해독했지만, 오히려 묵자에게는 애매하게 말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묵자 역시 그 안에 감춰진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 듯이.
묵자는 꽃잎을 톡톡 쳐보더니 보고 또 봐도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쩐지 원징이 바보 같은 초대장이라고 이름을 붙이더라니.’
금은이야 장난을 치면 그만이지만, 그가 진짜로 이것을 빌어 서산청천의 치욕을 씻어내고자 원징을 곤란하게 하려고 한 것이라면, 그건 작은 무당이 큰 무당을 앞에서 으름장을 놓는 꼴이나 다름이 없다. 묵자는 더욱 창피했을 것이다.
이 서찰의 의미는 너무 간단했다. 서찰에는 두 종류의 꽃잎이 동봉되어 있었는데, 꽃잎 숫자가 각각 월과 일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꽃은 꽃구경을 의미하는 것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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