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화. 오통통
조량이 호원을 데리고 와 들어가서 살펴보겠다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문 앞에는 묵자와 그 여자 둘만 남았다.
“당신은 왜 남아있었습니까?”
묵자가 주위를 살펴보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묵자는 남자 복색에 어울리게끔 굵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는 오늘 몸이 좋지 않아 부인께서 쉬라고 하셨습니다.”
그 여자는 시종일관 쭈뼛거리고 있었다.
“어떤 낌새를 들었거나 수상한 사람을 보지 못했소?”
묵자가 몸을 돌려 아주 공손하고 예절 바른 호리호리한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저는 방에서 쉬고 있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나와본 것입니다. 그전에는 아무도 보질 못했습니다.”
여자는 기침을 몇 번 하더니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으로 문간에 기대어 섰다.
“어느 방에 머물고 있소? 매원(梅苑)이오, 아니면 난원(蘭苑)이오? 무도 전문 추화는 매원에 머물 테고 노래 전문이면 난원일 텐데.”
묵자가 천천히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저는 고금 연주를 하는 사람이고 도원(桃苑)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묵자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그 여자는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답은 잘했소만, 안타깝게도 당신은 거짓말을 하는구려.”
묵자가 걸음을 멈추고 웃으며 말했다.
여자는 흠칫 놀라면서 말했다.
“소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악기를 전문으로 하는 추화가 사는 곳은 분명 도원이 맞소. 하지만 도원은 제일 안쪽에 있어서 문 두드리는 소리는 들을 수가 없지. 당신은 방금 줄곧 방 안에 있었다고 했고,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밖으로 나왔다고 했어요. 하지만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당신이 문 옆에서 상황을 살피던 것이 아니라면 말이오.”
묵자가 불빛이 이곳에서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는 말했다.
“당신은 아마 혼자가 아닐 텐데, 이 뒤에 숨어 있는 건 아니겠지요? 만약…….”
묵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쪽의 화단 속에서 네 사람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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