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화. 세 번 나아가면 세 번 물러선다 (9)
위씨 가문 여섯째가 고개를 들었다. 머리가 찢어질 듯 아파서 눈물이 얼굴에 온통 줄줄 흘렀다.
“둘째 나리, 제가 죽게 놔두세요.”
소유는 꽉 막혀 있던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이 위씨 가문 여섯째 때문에 화가 나서 피를 토할 것만 같았던 그는, 손에 힘을 꽉 쥐며 그녀를 땅바닥으로 내팽개치고는 주변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자신의 명예와 정조까지 버리고 목숨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서까지 나에게 시집을 오겠다고 하는 건가?”
위씨 가문 여섯째가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말했다.
“둘째 나리, 전…….”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너를 처로 삼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속이 터져 죽을 지경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언제 그가 물러나지 못할 상황에 봉착했던 적이 있었던가.
위씨 가문 여섯째가 머리를 부딪치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아니면 그의 말을 듣고 방금 먹었던 독한 마음이 없어졌는지, 적극적으로 의사를 내비쳤다.
“전 명분 따위는 모릅니다. 그저 둘째 나리 곁에 있고 싶을 뿐입니다.”
소유는 길게 한숨을 쉬고는 바닥에 있는 위씨 가문 여섯째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아직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향해 이렇게 고했다.
“정실 부인을 들이기 전까지, 저는 절대로 첩을 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위 소저는 명예를 돌보지 않는다고 하니, 저도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할머님와 어머님께서 마음대로 아무 때나 골라서 들여보내셔도 괜찮습니다. 일찌감치 녹벽에게는 말해두었고, 그녀는 스스로 처신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고는 위경옥에게 특별히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서모, 위 소저에게 명분을 주지 못한 저를 원망하지 마십시오. 이 지경이 됐지만, 저를 죽인다 해도 저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제가 부인을 맞이하면 그녀에게 어떻게 할지 결정하도록 해주세요.”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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