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화. 입성
황제는 당장이라도 눈앞의 이 늙은이를 죽이라고 명을 내리고 싶었으나, 감히 그럴 순 없었다.
그렇다. 감히 할 수 없었다. 제가가 주국에 아직 얼마나 더 많은 세력을 보유하고 있느냐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제가는 송가나 모용가와는 달랐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제가는 줄곧 약한 모습을 보이며 진정한 자신들의 실력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제가가 가진 근간은 그가 무너트리고 싶다고 해서 쉬이 그럴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라는 점이었다.
“제조담(齊祖湛), 네가 짐의 스승이라 하여 짐이 감히 널 어찌 못 할 거라 여기는 것이냐?”
그의 협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던 황제는 서슬 퍼런 기세로 제 노태야를 매섭게 노려봤다.
그러나 제 노태야는 변함없이 비굴하지도, 또 자만하지도 않은 태도를 유지했다.
“군주께서 신하에게 죽으라고 명하신다면, 신하가 어찌 감히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황제를 쳐다봤다.
“죽는 데에는 근거가 필요한 법이지요.”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거라!”
황제는 대로했다. 이는 협박이었다! 명백한 협박이었다! 그의 앞에서 버젓이 대놓고 협박을 하다니!
“소신, 물러가 보겠습니다.”
제 노태야가 슬쩍 제완을 쳐다보자, 제완 또한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물러가 보겠습니다.”
조손 두 사람이 차례로 서재를 나왔다.
* * *
제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제 노태야의 앞으로 다가가 팔을 잡아 부축했다.
“할아버님?”
“출궁하자꾸나.”
제 노태야는 무서워할 것 없다는 듯 그녀의 손등을 토닥였다.
궁 밖에서는 석 씨가 마차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제완은 노태야와 함께 마차에 올랐다.
“할아버님, 할아버님께서 오늘 폐하의 말씀에 그리 반박하신 것이 만에 하나…….”
그녀는 자기 일에 제가와 조가를 연루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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