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악랄한 대사형
“다른 점이 있다는 건 이곳의 조제법이 아니라는 뜻인데, 왜 제가 이걸 훔쳤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제완은 인상을 쓰며 관랑을 쳐다보고 있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그는 그다지 변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저 피부만 전보다 조금 더 거메졌을 뿐이었다.
관랑은 팔짱을 끼고는 이 못생긴 영의를 내려다봤다. 어째 요놈의 목소리가 아주 귀에 익은 것만 같았다.
“얘야. 우리 관가 거는 막 훔치고 그러면 안 돼. 딱 보니까 무슨 의원도 아닌 거 같고, 말하는 것도 무슨 계집애 같군. 너 그냥 어디 가서 대충 밥 벌어먹으려고 나온 거지?”
계집애……. 제완은 웃는 것도, 그렇다고 안 웃는 것도 아닌 얼굴로 관랑을 쳐다봤다. 그녀는 강호의 양아치와도 같은 모습의 관랑을 처음으로 대면했다.
“뭘 근거로 내가 의원이 아니라고 말하는 겁니까? 내가 이 관가의 약방보다 더 나은 조제법을 적을 줄 아는 것 같아서 순간 겁먹은 거 아니에요?”
“이 몸이 너한테 쫄았으면, 진작에 네놈 목부터 땄겠지.”
관랑은 악랄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말했다.
“대공자!”
한쪽에 있던 은 어멈이 화들짝 놀라서는 소리쳤다. 사실 그녀는 관랑이 그저 고낭에게 겁을 주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거란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집 밖 출입도 잘 하지 않는 대갓집의 규수인 고낭이 이런 저잣거리의 방식을 알 턱이 없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할 일은 아예 사전에 차단하는 게 무조건 옳았다.
관랑은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은 어멈을 쳐다봤다.
“너…… 은 어멈이야? 그럼 이 자식은…….”
“대사형과 그렇게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는데도, 대사형께 이런 강호의 협객과도 같은 기개가 정말로 있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게 됐네요. 그렇게 매섭게 말씀하시니, 이 사매가 사과해야 할 듯하군요.”
“사……사매!”
Apoya a tus autores y traductores favoritos e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