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화. 육황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차에, 어느새 마차는 경도의 절반을 지나 청어 골목에 도착해 있었다.
‘청어 골목의 세 번째 집이라고 했지…….’
골목 입구에서 마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한 제완과 은 어멈은 곧 그날 채 노태야가 얘기했던 그 저택의 대문 앞에 다다랐다. 고개를 들고 검은 바탕에 금색 글씨로 써놓은 편액을 보니, 별다른 말 없이 간단히 ‘채부(蔡府)’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여전히 채 노태야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은 어멈이 앞으로 나아가 문을 두드리자, 잠시 뒤 대문이 끼익하며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열셋에서 열네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사동이었다. 그는 영의를 발견하고는 얼굴이 영 안 좋게 일그러졌다.
“규율을 알지 못하시는 겁니까? 의원은 문을 두드려선 안 됩니다. 이곳이 어느 곳인지나 아시고 이러시는 것입니까?”
“이곳은 대체 누구 댁이길래 이리도 대단한 것이냐?”
은 어멈의 뒤에 서 있던 제완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곳은…….”
이 눈치 없는 두 영의가 미처 사동의 대답에 놀라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는 누군가에 의해 가로막혀 버리고 말았다.
“아이고, 그날 우리 노태야를 치료해주셨던 그 의원님이 아닙니까?”
“소금(小錦) 형님!”
사동은 금세 상대에게 아첨하는 듯한 미소를 띠었다.
이에 제완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이 소금이라는 사동이 말만 끊지 않았으면, 그녀는 진작 채 노태야가 누구신지를 알고도 남았을 것이다.
“얼른 들어오십시오. 노태야께서 두 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소금은 그녀들에게 웃으며 말하는 한편, 조금 전 그 사동에게 문을 열게 했다.
* * *
“채 노태야께서는 요 며칠간 복통이 있으셨느냐?”
제완은 속으로 한숨을 푹 쉬고는 소금을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안뜰을 향해 나아가며 그녀는 앞선 며칠간 채 노태야의 상황을 소금에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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