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벽해원 나들이 (2)
당염원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다 무언가 번뜩 생각나 두 눈을 반짝였다. 뒤이어 당염원은 두 다리로 사릉고홍의 허리를 감은 채 가볍게 고개를 기울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 가져요. 내 모든 걸 다 줄 테니.”
부드러운 목소리가 촉촉하고 따뜻한 목욕탕에서 더욱 매혹적으로 들려왔다. 하물며 이런 자세로 그런 말을 하다니.
사릉고홍의 몸이 팽팽하게 경직됐다. 백옥 같던 얼굴은 붉게 물들었고, 습기에 물방울이 맺혀 있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자 물방울이 떨어질 듯하면서 알 수 없는 색기가 느껴졌다.
당염원은 여전히 책 속의 내용을 떠올리며 그의 몸에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비볐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말했다.
“대신 내 식사는 고홍이 책임져야 해요.”
사릉고홍의 눈동자가 갑자기 깊어졌다.
* * *
“아가씨.”
설연산장에 머무른 지 이미 일 년도 더 지났지만, 수람은 이따금 습관적으로 당염원을 아가씨라고 불렀다. 당염원이 사릉고홍과 함께 있을 때에도 수람은 아가씨와 장주님이라고 부르곤 했다. 심지어 대부분의 경우 사릉고홍의 의견과 상관없이 당염원에게만 일을 보고했다. 바로 지금처럼.
이 점에 대해 당염원과 사릉고홍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이야기를 꺼낸 적도 없었다. 수람은 원래 당염원의 몸종이었기 때문에 당염원만을 보살폈고, 그녀의 모든 일은 항상 당염원 위주였다. 주묘랑과 다른 사람들도 이를 막지 않았고 그녀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염두에 두면 이해가 가는 일들이었다.
이때 당염원은 아침식사를 막 마친 뒤 사릉고홍과 함께 동운성 벽해원에 가서 그 유명한 벽해련(碧海蓮)을 구경할 참이었다. 그때 수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당염원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수람은 어제 승보헌에서 사내 종업원이 주었던 초대장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오늘부터 사흘간 승보헌에서 경매가 열리는데 갈 의향이 있으신가요,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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