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화. 유일한 사람 (13)
“갈게요!”
여사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때, 궁전 안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신방’이니 하는 단어들이 어렴풋이 들렸다.
곡미아가 불만스러운 듯 그를 노려보았다.
“당신이 진작 대답하지 않는 바람에 이미 늦었잖아요!”
여사가 손을 뻗어 곡미아의 부드러운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당신을 손해 보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뭐가 손해고 손해가 아닌데요? 대체 뭐가 날 손해 보게 하는 건데요?”
곡미아의 눈동자에 담겼던 불만도 어느새 많이 사그라졌다.
여사가 말했다.
“지금의 나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으니까.”
“난 그런 물질적인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곡미아가 말했다.
여사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점점 더 부드러워졌고, 점점 더 단호해졌다.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그녀는 개의치 않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가 지선과 혼인한다면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바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물며 지금 그는 빙례조차 제대로 준비할 능력이 없었다. 그는 스스로도 자신과의 혼인이 그녀에게 너무 손해 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를 아끼면 아낄수록 더욱 고민이 많아졌고, 조심스러워졌고, 그녀를 손해 보게 하고 싶지 않아졌다. 심지어 그녀를 향한 험담 하나가 나오는 것조차 그는 원치 않았다.
“……알겠어요.”
곡미아는 그의 눈빛에 패하고 말았다.
사실 그녀라고 해서 그를 억울하게 할까 봐 걱정한 적이 어찌 없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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