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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ía
Sin suficientes valoraciones
756 Chs

44화. 믿음

44화. 믿음

북쪽의 별채로 돌아오니 이미 정오가 되어 있었다. 사릉고홍은 직접 점심 식사를 준비해 왔고, 당염원과 함께 점심 식사를 마쳤다. 그런 뒤 두 사람은 함께 죽림정의 정자에 앉았다. 그 옆을 수람과 주묘랑이 지켰다.

당염원이 사릉고홍의 품에서 그를 정면으로 마주 보며 물었다.

“고홍은 사령을 얻은 적이 있나요?”

의문문이긴 했지만 당염원의 얼굴엔 확신이 묻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릉고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얻기까지 얼마나 걸렸나요?”

“열흘.”

당염원이 다시 물었다.

“뱀굴에서 뱀에게 물린 적이 있나요?”

“응.”

“광인곡에서 쫓기다 죽임을 당하고, 만독담에서 음해당하고, 음살전에서 도살도 당했나요?”

“응.”

“도망갔다가 살아남은 사람도 있나요?”

“기억이 안 나는군.”

“아.”

당염원은 눈을 내리깔았다. 다소 실망한 기색이 엿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실망하는 모습을 사릉고홍이 어찌 볼 수 있겠는가.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찾아볼 순 있소.”

당염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빨리 찾아본다 한들 내일 새벽부터 떠나야 하니 불가능했다. 이왕 모르는 이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도 될 것이다.

“사령을 얻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당염원은 바보가 아니었다. 사릉고홍은 분명 사령을 얻어 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을 터였다. 방법을 알기만 하면 되었다. 중간에서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당염원은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

“알겠소.”

사릉고홍이 미소 지으며 당염원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주묘랑은 ‘사령’ 두 글자를 듣고 나자 표정이 변했다. 주모님께서 정말 사련에 가서 사령을 얻으려는 건가? 그건 절대 사소한 일이 아니었다. 장주께선 어떻게 승낙하실 수 있지? 잠깐 천만전에 다녀오시더니 왜 이렇게 변하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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