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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í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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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Chs

174화. 전설의 시작 (1)

174화. 전설의 시작 (1)

냉완아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더니, 눈동자가 봄기운이 담긴 듯 물빛으로 물들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사릉고홍을 불렀다.

“황, 황상…….”

그러자 왼쪽에 있던 시녀가 하찮고 난감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황상께 아뢰오니, 조금 전 이 여인이 비밀통로를 통해 경홍궁 침전에 침입하여 황상의 침상 밑에 숨으려다가 설진 대감에게 발각되었습니다. 이에 저희 두 사람이 이 여인을 이곳에 억류하고 황상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던 참입니다.”

당염원은 한눈에 냉완아가 약물에 중독된 흔적을 찾아냈다. 그러곤 다시 자신과 사릉고홍이 가려고 했던 침전으로 시선을 돌렸다. 당염원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냉완아를 마주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약을 먹었구나.”

냉완아 몸속의 춘약(春藥)은 줄곧 그녀의 원력에 의해 철저히 숨겨지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사릉고홍을 만나게 되면서 정신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원력 통제가 느슨해지고 말았다. 이에 지금껏 억제되어 있던 춘약의 약효가 자연히 냉완아의 온몸을 더욱 맹렬하게 침식했다. 그녀는 머리가 뜨거워진 나머지 당염원이 한 말도 똑똑히 듣지 못했다. 그저 봄기운이 가득한 눈빛으로 사릉고홍을 뚫어지게 쳐다볼 뿐이었다. 하지만 두 명의 시녀에게 붙잡혀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자, 계속 몸을 버둥거렸다.

지금 그녀의 옷차림에 동작, 표정까지. 보통의 사내라면 이미 더는 참지 못하고 덤벼들었을 것이다.

당염원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겨 눈앞에 있는 냉완아의 눈동자를 흐리멍덩하게 만든 뒤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를 데려가서 해독시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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