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화. 문제
국공야는 두 사람의 눈빛 교환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국공야가 손잡이에 글을 썼다.
‘넌 상관경이 아니다.’
소육랑이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너는 저 계집의 누구냐?’
국공야가 계속해서 물었다.
사내가 아니라 계집이라 했다.
소육랑은 학식이 뛰어난 성도의 제일 재자(才子)가 글을 잘못 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고교가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알았을까?
스스로 알게 된 건가? 고교가 말해준 건가?
고교는 국공야의 수양아들 신분으로 흑풍기 통솔자 선발에 참여했다. 국사가 나서서 이어준 일이니 소육랑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 국공야는 상상했던 것보다 고교에게 관심이 컸다.
국공야가 또 글을 썼다.
‘너는 저 계집의 누구냐?’
또 ‘계집’이라는 단어를 썼다.
소육랑은 국공야가 고교가 여인인 것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국공야는 그가 소경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너 누구냐’ 또는 ‘왜 소경으로 위장한 것이냐’라고 묻지 않고, 고교의 누구인지만 물었다.
국공야 마음속에서 고교가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국공은 무엇 때문에 고교를 이리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고교가 안국공의 병을 한두 번 치료해줘서?
소육랑의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의혹이 스쳤으나 한 가지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국공야는 고교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남편입니다.”
소육랑이 사실대로 말했고, 순간 국공야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 * *
고교와 경 이야가 과일을 따고 돌아왔다. 그런데 경 이야가 가림막을 젖혀 올리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뒷걸음질을 치며 빠져나왔다.
“엄청난 살기야!”
그는 과일을 한가득 안고 고교의 옆에 서서 심각한 얼굴로 고교를 바라보았다.
“누구의 살기요?”
고교가 물었다.
“내 큰형! 살면서 처음으로 큰형의 막강한 살기를 느끼는 것 같소.”
경 이야가 말했다.
Apoya a tus autores y traductores favoritos e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