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8화. 모자 (2)
“상관경은 누구예요? 제 형인가요?”
“응.”
“쌍둥이 형?”
“으으응!”
부정하는 말투였다.
“그렇다면…….”
태녀는 입술을 악물더니 한참 후에야 작은 소리로 말했다.
“소경.”
소육랑은 그 답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황장손의 생일이 바로 소육랑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그해, 이불 속의 소육랑과 황장손은 동시에 중독되었고, 해독제는 단 한 알 뿐이었다. 소육랑에게 해독제를 먹이기 위해 태녀는 황장손을 숨겨 놓고, 선평후에게 황장손이 죽었다고 했다.
선평후가 그 사실을 믿게 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고, 태녀 또한 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중에 태녀는 죽은 척까지 하면서 하마터면 정말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태녀는 긴장하면서도 불안한 눈빛으로 소육랑을 바라보았다.
“내가 너무 무정하고 독하다는 생각이 들지?”
아들에게 해독제를 먹이기 위해 소경이 살 기회를 앗아갔다.
그해의 일은 잘잘못을 따질 수 없었다. 그는 그녀가 아니기에 그녀가 어떤 심적인 괴로움을 겪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자기 아들이 살아남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간 소경과 신양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안고, 친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삼키고 짓누르면서 말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그녀를 독한 여자라 나무라고 욕할 수 있지만, 소육랑만큼은, 그녀의 독한 마음 덕에 살아남은 소육랑만큼은 그럴 자격이 없었다.
“아니요.”
소육랑이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소경을 데려갈 생각을 하신 거예요?”
태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국사전에 데려오려고 했어. 국사전에서는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는 왜 너를 데려오지 않았는지, 너를 국사전으로 데려와 치료할 수는 없었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 같은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다시 그때로 돌아가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아마 그때와 똑같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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