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3화. 그해의 진실 (2)
마왕은 흑풍왕의 고삐를 물고, 흑풍왕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속 끌고 갔다.
마차는 쥐 죽은 듯 조용한 거리에서 나와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 다시 큰길로 나왔다. 그리고 한참 더 가다가 또 골목으로 굽이 돌아서는 작은 별원 앞에 멈춰 섰다.
고교네가 묵고 있는 집과 비슷한 크기의 저택이었는데 들어가면 바로 앞뜰이고 대청을 지나면 뒤뜰이 보였다. 뒤뜰에는 나란히 지은 가옥이 있었다.
고교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줄줄이 늘어선 집의 처마 밑에 멈췄다.
그녀는 정원 가득 피어난 은방울꽃을 바라보며 문득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 마치 꿈에서 본 것 같은 광경이었다.
경 이야는 국공야를 의자째 들어서는 복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하인을 불러 고교를 곁으로 데려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라고 했다. 그들의 옷도 조금 젖었다.
“큰형 옷 입혀드려. 여긴 큰형의 옷 말고는…….”
형수님의 유물뿐이었다.
그는 함부로 형수님의 유물을 건드리지 못했다. 국공야가 그를 죽여버릴 수도 있었다. 게다가 소육랑은 남자라 형수님의 옷을 입을 수도 없었다.
하인은 고교에게 안국공이 입지 않았던 새 옷을 한 벌 꺼내주었다.
고교의 키는 여인 중에서도 큰 편이었지만 안국공의 키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작았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의 옷을 입은 듯 작고 귀여웠다.
경 이야는 옷을 갈아입고 국공야의 방에서 걸어 나오는 고교의 모습을 보았다.
저 녀석이 귀엽게 보이다니. 정말 귀신이라도 본 것 같군.
저 녀석은 사람을 화나게만 할 놈인데.
경 이야가 씩씩거리며 말을 했다.
“말은 마구간에 넣어두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먹이도 줄 거라 굶기지도 않을 거요. 의원도 이미 불렀소! 말이 치료받을 수 있게!”
“고마워요.”
경 이야는 차분하고 겸손한 고교가 낯설어 센척하지도 못하고 가볍게 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큰형이 같이 차 한잔하자고 했소.”
* * *
고교는 옆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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