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화. 마대를 씌우다
한 세자와 명군왕은 다락방에서 나온 후 서원 입구로 향했다. 그들의 말은 이미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부저로 데려다주마.”
“그럼 부탁드려요. 형.”
명군왕이 웃으면서 한 세자의 말에 응했다.
한 세자는 말에 올라탄 후 명군왕을 태자부로 호송해주었다.
“사촌 형.”
명군왕이 마차의 가림막을 올리고는 한 세자에게 말을 걸었다.
한 세자는 앞의 도로 상황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왜?”
“아까 했던 얘기를 아직 다 끝내지 못했잖아요. 폐하가 더는 생일잔치를 꺼리지 않는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앞쪽을 바라보는 한 세자의 눈빛은 깊고 짙었다.
“태녀를 용서했거나 부녀의 정을 끊었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어?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후자일 가능성이 더 커.”
“그럼 황조부는 어째서 황장손을 폐지하지 않는 거요?”
명군왕이 중얼거렸다.
국군은 태녀를 폐지하고 서인으로 전락시킨 후 황릉으로 귀양보냈지만 사실 황장손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황장손이 기어이 어머니를 따라가겠다고 나섰다.
“감히 여길 떠난다면 짐은 너 같은 손자는 없는 셈 치겠다!”
국군이 황장손에게 이렇게까지 말했으나 황장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이는 국군과 관계를 끊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국군도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황장손을 언급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사람들은 국군이 손자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국군이 황장손을 서인으로 전락시키겠다는 성지를 반포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황장손은 아직 황장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가?
아무도 감히 국군에게 그 진실을 묻지 못했고, 또 국군의 생각을 짐작하지도 못했다.
‘황장손’이라는 호칭은 끝내 기피 대상이 되었다.
태자는 하인들에게 입을 다물고 말을 삼가라 했으며, 명군왕을 ‘장손 전하’라 부르지 말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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