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화. 패기가 흘러넘치다 (1)
경상 밖에는 호성하(護城河)가 하나 있었는데 하천에 배를 띄울 수 있었다. 서 성문에서 남 성문까지는 물결을 따라가면 한 시진이면 도착했다.
남 성문 밖에서 화물선 수십 개가 하나둘씩 부두에 도착했다.
“누구냐?”
성을 지키는 호위무사가 상인 무리를 가로막았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상인이 웃으면서 통행증과 묵직한 금 한 마대를 건네주었다.
“소인, 면포 장사꾼입니다. 이것은 전부 소인이 남쪽에서 가져온 비단입니다.”
호위무사는 금을 챙겨두고는 기나긴 마차 무리 외곽에서 한참 동안 서성였다. 그리고는 상자 두 개를 골라 검사해보니 정말로 비단이었다.
“이 모든 비단이 전부 자네의 것인가?”
“네, 전부 제 것입니다.”
“일일이 다 검사해야 한다.”
“그럼요. 그럼요. 다 살펴보십시오!”
마차 하나를 지날 때마다 호위무사는 그중 상자를 하나씩 골라 검사했다. 가장 위나 가장 아래 있는 상자를 골라서 검사했는데 전부 다 비단이 들어있었다.
“됐어. 지나가.”
“네!”
우두머리로 보이는 상인이 웃으면서 무리를 이끌고 성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성문 근처의 한 차루에서 노인 한 명과 검은 옷을 입은 중년 한 명이 길가가 훤히 내다보이는 이 층 곁채에 마주 앉아 있었다.
둘은 창턱에 앉아 길을 지나는 상인 무리를 내려다보았고, 우두머리로 보이는 상인이 노인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흡족한 듯 웃어 보이며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신양 공주는 우리가 공성계(*空城計: 성을 비우는 전술)를 쓸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겠지요.”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흡족해하며 맞장구를 쳤다.
“역시 듣던 대로 지혜롭고 전술이 뛰어나십니다. 실로 탄복스럽군요.”
노인 장 태부가 손을 흔들면서 웃었다.
“남궁 장군, 과찬입니다. 남궁 장군이 노부를 믿고 소육랑이 곧 소현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제가 어찌 신양 공주를 감시하겠다는 생각을 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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