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화. 묵계 당교 (1)
이때, 위 공공이 잰걸음으로 걸어와 웃으면서 당악산에게 인사를 올렸다.
“당 어르신, 오셨습니까?”
“위 공공.”
당악산이 공수례를 올렸다.
위 공공은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돌려 황제와 영안 공주에게 말했다.
“폐하, 공주님. 과녁은 잘 배치해두었습니다.”
“활과 화살을 준비하여라.”
“네.”
위 공공은 호위무사의 손에서 묵직한 궁을 받아서는 친히 영안 공주의 손에 쥐여주었다.
그 모습에 당악산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영안 공주는 두말없이 커다란 궁을 들었고, 호위무사는 곧장 그녀에게 화살통을 올렸다. 공주는 화살 하나를 뽑아서는 활에 올려놓고, 과녁을 조준하더니 거침없이 활을 쏘았다.
활이 과녁의 중심에 꽂혔다!
당악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공주님! 훌륭한 궁술입니다.”
위 공공이 웃으면서 말했다.
황제는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영안 공주를 한번 바라보았다.
“궁술은 그대로구나. 실력이 더 는 것 같아.”
당악산은 그제야 오래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영안 공주는 당악산과 함께 궁술을 배운 적이 있었다. 장 태후가 영안 공주를 당악산에게 시집보내려고 생각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때 당악산 아버지의 말솜씨가 한몫했다.
태후에게 당악산과 영안 공주가 서로 마음 있어 하는 것 같다고 선수를 쳤으나, 솔직히 당악산은 영안 공주에게 전혀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는 성숙하고 차분한 여인을 좋아했으나 영안은 그때 철없는 계집이었다.
그건 그렇고, 황제가 갑자기 나를 이곳으로 부르고, 또 갑자기 영안 공주에게 활을 쏘라고 하는 이유가 혹시…… 영안 공주를 나에게 시집보내려는 것은 아니지?
한 번 시집갔던 여인을 나에게 보내려는 건가!
“당 애경, 영안의 궁술 어떤가?”
황제가 웃으면서 물었다.
일반 사람이 이 정도로 쏘면 꽤 나쁘지 않지.
당악산은 원래 이렇게 답하려 했으나 입을 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을 내뱉었다.
“아주 형편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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