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화. 흑심 교교
고교가 깨어났을 때 온몸에 힘이 솟구치는 것 같았다.
소육랑은 이미 나가고 없었고, 침상 옆엔 형부에 사건 협조하러 간다는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에다 간질간질한 말은 단 한 마디도 없었지만, 탁자 위에 고교가 좋아하는 간식과 육포를 두고 갔다.
고교는 간식을 하나 입에 넣었다.
음. 달다.
고교는 방 정리를 마친 뒤 막천설의 병실로 들어갔다.
* * *
이 곁채를 병실로 바꾼 이유는 고승림 때문이었다. 고승림이 여기에 얹혀사는 동안 고교는 아예 구조를 바꾸어 수술 침상을 하나 더 추가했고, 원래 있던 침상도 그대도 남겨두었다.
동 의원은 밤새 병실을 지키다가 송 의원과 교대했고, 지금은 송 의원이 지키고 있었다.
송 의원은 하루빨리 의술을 높이고 싶은지 막천설을 보살피면서 그동안 정리해둔 질병 사례를 훑어보고 있었다.
고교가 방에 들어오자 송 의원은 인기척을 느끼고는 일어서서 고교와 인사를 나누었다.
“고 의원.”
“좀 어때요?”
고교가 막천설을 보며 물었다.
“큰 고비는 넘긴 것 같아요. 감염 증상도 없고, 흉강에 고였던 액체와 기체 배출 상황도 양호한 편이에요.”
월고성에서 전쟁을 치를 때 송 의원은 고교를 도와 기흉 수술을 한 적이 있었기에 주의 사항을 잘 알고 있었다.
“좀 쉬세요. 제가 보살필게요.”
송 의원은 사양하지 않았다.
고교는 열심히 하는 척하는 가식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한 사람의 노력은 그 사람의 의술과 의덕에서 우러나는 것으로 사소한 일로는 알 수 없었다.
“밥 먹고 다시 올게요.”
“네.”
* * *
막천설 사건은 밤사이에 경성 전체에 소문이 퍼졌다. 선락거의 화괴인 데다 처참하게 ‘죽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화석요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여러 가지 증거를 종합해본 결과 범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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