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화. 질투하다
‘…… 지금 그런 뜻이 아니잖소.’
안군왕은 마음이 살짝 상했다.
됐다. 어차피 안군왕 자신도 무슨 뜻인지 몰랐다.
“일 없으시면, 이만 가볼게요.”
고교가 다시 마차에 올라타려 했다.
“잠시만요.”
안군왕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고교가 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일 없으면 아가씨를 찾으면 안 됩니까?”
“안됩니다.”
안군왕이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진료가 필요하오.”
먼발치에서 둘을 지켜보던 오양이야말로 가슴 깊이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이, 어르신, 저 여인을 믿지 못하겠다면서요? 벌써 본분을 잊으셨습니까?
“의원으로 오세요.”
고교가 담담한 태도로 대답하자, 안군왕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요.”
두 사람은 각자의 마차를 타고 의원으로 향했다.
* * *
고교가 안군왕을 데리고 의원으로 들어오는 순간, 계산대에서 장부를 확인하던 둘째 주인과 왕 행수가 동시에 그들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야?
저 외간 남자는 누구야?
교교, 외도하는 거야?
고장경 말고는 고교가 소육랑이 아닌 다른 남자와 함께 나타난 적이 없었다. 고장경은 오라버니지만, 이 남자는 아니었다.
고교는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기에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나 상대가 그녀를 바라보는 느낌은 다른 사람과 달랐고, 남자만이 읽을 수 있는 눈빛이었다.
두 사람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안군왕은 겸손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저 진료 보러 왔습니다.”
둘째 주인이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 진료요? 소고(*小顧: 둘째 주인이 고교를 부르는 애칭)를 찾으러 왔지요?”
소고? 안군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네, 소고요.”
둘째 주인은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와 소고는 아주 돈독한 사이니까 소고라고 부르지만,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환자가 왜 따라서 소고라고 부르는 것이지?
둘째 주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Apoya a tus autores y traductores favoritos e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