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화. 신급 꽃뱀
그날 밤, 풍 씨가 저세상으로 떠났는데, 소원을 이루어서 그런지 매우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고 했다.
그 일을 겪은 노좨주는 자신도 갈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꽤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교가 아니었더라면 진작에 산에서 죽었을 것이다.
하늘은 무엇 때문에 나를 이렇게 살려준 것일까?
노좨주는 앞마당에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았다.
이때, 할머니가 칼을 들고 찾아왔다. 그리고 노좨주는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차분하게 돈주머니를 건네주었다.
그런 노좨주를 보고 할머니는 의아해하며 질문했다.
“뭐 잘못 드셨소?”
노좨주는 할머니를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장금슬(庄锦瑟), 사람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아득바득 살아가는 것일까? 죽을 때 다 가져갈 것도 아닌데.”
장, 금, 슬?
익숙한 이름이었다.
할머니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는데, 하늘 저쪽에서 어떤 기억이 세월을 타고 소환하는 것 같았다.
순간, 기분이 침울해지면서 씁쓸함이 몰려왔다.
그러니 할머니는 고개를 숙여 돈주머니를 확인하고 더 기분이 안 좋아졌다.
“곽(霍) 씨,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용돈을 안 내놓아도 되는 줄 알았지? 이걸로 어떻게 놀음을 한단 말이오? 어서 다 내놔!”
노좨주의 작전이 실패했다.
결국 할머니는 노좨주의 동전을 더 빼앗아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다.
노좨주가 할머니의 용돈 ‘약탈’을 얼렁뚱땅 넘기려고 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인생을 한탄한 것도 거짓은 아니었다.
노좨주는 어느 날 자신이 정말로 풍 씨처럼 가버리면 어떻게 될까 진심으로 걱정이 되었다.
충분히 훌륭한 후계자가 그 의발(衣缽, 전수받은 사상·학술·기능)을 들었으니, 풍 씨는 여한 없이 떠날 수 있었다.
그러나 노좨주는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풍 씨와 처지가 달랐다.
그 아이가 죽은 줄로만 알았을 때는 이 세상에 미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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