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화. 약상자의 비밀 (1)
옥아는 정공이 씻을 물을 길으러 갔고, 정공은 혼자 옷을 벗고 목통에 들어가 몸을 담갔다.
정공은 오늘 기분이 좋았는데 상관경과 신나게 놀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내일이 국자감이 쉬는 날이라 교교가 그를 데리고 교외로 놀러 가기로 했는데 소육랑을 데려가지 않기로 했다!
정공은 자신의 작은 ‘목욕탕’에 앉아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방문을 닫았기에 노랫소리가 고교의 방까지 들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밖에서 당직을 서던 시녀가 엿들었는데, 처음에는 한두 명이었다가 점차 서너 명으로 늘었다.
소육랑이 정공의 목욕 상황을 확인하려고 가보니, 하인들이 정원에 모여 귀를 쫑긋 세우고는 정공의 노래를 들으면서 키득거리고 있었다.
“어머, 도련님!”
옥아가 가장 먼저 소육랑을 발견했다.
그녀가 인사를 올리자 나머지 사람들도 전부 고개를 돌려 공손하게 인사를 올리고는 옆으로 물러섰다.
소육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문을 열었다.
정공은 목통 안에서 멋진 자세를 취하고는 감성에 젖어 앞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내 도련님은 어디에 있는가…….”
이어서 곧바로 목소리를 바꾸며 그럴듯하게 본격적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랑을 구해 집을 떠나…… 황방의 장원으로 급제했네…… 장원…… 붉은 장포를 입고…… 관모에 꽃을 달고…… 좋구나…… 좋아…… 아…….”
정공의 자세는 매우 거만했는데 누가 보면 정말로 녀석이 장원에 급제한 줄 알 정도였다.
소육랑은 입가가 파르르 떨렸고,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듯 정공에게 잔인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교교는 내일 너와 함께 교외에 가지 못할 거야.”
노래에 취해있던 목소리가 순식간에 끊어졌다.
“왜요?”
정공이 몸을 돌려 진지하게 물었다.
소육랑은 넓은 소매를 툭툭 털고는 턱을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교교 배 속에 아이가 생겼거든.”
이제부터 너의 지위가 흔들리겠구나!
“잘 자!”
말을 마친 소육랑이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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