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9화. 주어진 복에 감사하다 (1)
임근용은 등불 밑에 앉아 느긋하게 긴 머리를 빗으며 침상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육함을 힐끗 보고 말했다.
“아직도 안 가고 뭐 하는 거예요?”
육함이 반쯤 눈을 감고 살짝 웃었다.
“어찌 이리 안면 몰수를 할 수 있소, 이젠 필요 없다고 내쫓는 거요?”
임근용이 머리카락을 말아 올리고 그에게 다가가 머리를 빗어 주며 가볍게 말했다.
“여기 오래 있다가 당신이 혼날까 봐 그러는 거잖아요? 나야 밤에 발을 녹여줄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지, 뭐.”
육함이 눈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뻔뻔하긴! 남들은 아내가 남편의 이부자리를 데워 준다는데, 난 오히려 당신 이부자리를 데워 주는 신세가 됐군.”
임근용이 미소 지으며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말했다.
“싫으면 하지 마요, 나한테는 작은 난로도 있고 또 매일 나랑 같이 자고 싶어 하는 의랑이도 있으니까요.”
임근용의 미간에는 살짝 나른함이 감돌았고, 얼굴에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몽롱하면서도 따스한 물기가 어려 있었고 입술을 또 살짝 부어 있었다. 그녀는 마치 봄날의 달빛 아래 활짝 피어있는 살구꽃 한 송이 같았다.
육함은 잠시 동안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그녀를 끌어당겨 품에 안고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어쩌지? 난 아직도 부족한데.”
임근용이 무릎으로 그를 막으며 말했다.
“가요! 뜨거운 물도 다 써서 없어요! 나더러 찬물로 씻으라고 할 생각은 말아요.”
“정말 꼼짝도 하기 싫소.”
육함은 희망이 사라지자 침상에 대자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용, 우리 내년에 아들 하나만 더 낳읍시다.”
임근용도 반대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
“당신이 그럴 능력이 되려나 모르겠네요.”
“두고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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