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언니 (2)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의원을 배웅하는 소리가 들렸다. 임근음이 다급하게 말했다.
“내가 가볼게.”
그녀가 일어서니 창백한 얼굴로 문 앞에 서 있던 비파가 낮은 소리로 고했다.
“의원이 일단 약을 먹고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어요.”
이 말은 어찌 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었다. 어머니가 얼마나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임근음은 그 자리에 서서 순간 눈물을 왈칵 쏟았다.
임근용은 울지 않고 임신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쉰 목소리로 말했다.
“신지야. 명심해. 만약에 네가 앞으로 아내를 얻으면, 넌 절대 부인한테 이렇게 대하면 안 돼. 책임감 있는 남자는 이런 짓을 하면 안 되는 거야.”
임신지는 이해가 갈 듯 말 듯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임근용이 조용히 임신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녀는 아내가 임신한 후 엄청나게 총애하며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것 같이 굴다가 아이가 요절한 후에는 냉담한 눈길로 차갑게 대했던 남자를 떠올렸다. 그 역시…….
그 아내에게 정말로 무슨 잘못이 있었다면 그건 그녀가 아이가 아닌 자신이 죽기를 바랐던 것뿐이었다.
임근용은 목이 메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 * *
대갓집 여인인 도씨는 결국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 작은 아이가 떠나간 후 임 노부인은 곧장 지팡이를 들어 임 삼노야를 두드려 팼고 이어서 임 노태야가 임 삼노야를 소환했다.
임 노태야는 나이가 들었어도 기세가 대단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임 삼노야는 어떻게든 그를 피하고 싶어 했다. 그는 정말 예상치 못한 사고였고 고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임 삼노야가 마주한 것은 세 자녀의 경멸 어린 차가운 시선이었다. 임 삼노야는 자신이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고 또 집안에 기대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신세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임 노태야에게 불려가 채찍을 두드려 맞고 아주 얌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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