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화. 최선을 다하다
심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분전환도 할 겸 저쪽에 좀 걸어 다녔어.”
그녀의 말은 경연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남아 있지 않은 느낌이었다. 소자한은 심모가 연회장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뭐라 위로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연회장에 도착했고, 심모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러자 심요가 짜증이 난 듯한 말투로 심모에게 말했다.
“뭐 이렇게 하루 종일 걸려?”
한참 동안을 혼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을 테니 퍽 답답했던 것이다.
심모는 대충 이유를 찾아 둘러댔다.
“뭘 잘못 먹었는지 배가 너무 아프더라고. 계속 움직이기에는 불편해서 조금 나아진 다음에 온 거야.”
심요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고, 다시 경연에 집중했다.
심모는 배가 고팠다. 탁자 위에는 아직 요기를 할 만큼의 떡이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밥을 더 먹고 싶었다.
경연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고, 서너 명 정도의 무대가 더 지나갔다. 그때, 한 시녀가 다급하게 들어와서는 빠르게 동평왕에게로 달려가 뭐라고 얘기를 전했고, 그를 들은 동평왕의 표정이 급변했다.
동평왕비가 이를 보고는 물었다.
“무슨 일이 난 것입니까?”
동평왕이 답했다.
“별 큰일 아니오. 내 잠시 다녀와 보겠소.”
그리고는 연회장을 나섰다.
별일이 아닌 듯하니 이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동평왕만 잠시 자리를 비우고는 경연이 계속 진행되었다.
하지만 그는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그의 도화꽃은 동평왕비가 그를 대신해 줄지 말지를 정하고 있었다.
동평왕비는 무슨 큰일이 난 것은 아닌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보통 때에도 동평왕이 이렇듯 오래 자리를 비우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계집종에게 알아보고 오라 명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집종이 돌아와서는 기쁜 듯 말했다.
“왕비마마, 이황자(二皇子)께서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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