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화. 한 방 먹이다
그런데 한동안 심가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 신국공부와 심가의 관계가 다시 좋아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심가와 신국공부 관계가 언제 이렇게 좋아진 것입니까?”
심모가 심랑지에게 묻자 심랑지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가난하면 번화가에 살아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지만, 부유하면 깊은 산 속에 살아도 먼 친척이 찾아온다잖습니까. 할머니께선 신국공부와 표면적인 관계는 유지해오고 계셨습니다. 춘절이나 명절 때마다 선물도 다 보내셨고, 신국공 부인도 몇 번 왔다 갔다 하시더니 사이가 이렇게 좋아졌답니다.”
심가와 신국공부는 원래 이렇다 할 큰 갈등은 없었다. 단지 신국공부의 일 처리 방법이 노부인은 실망스러웠을 뿐이었다.
심모가 시집을 가고 심랑지도 대국공부 적녀와 정혼을 하면서 심가의 명성이 예전과 달라지자 신국공 부인은 축하 선물을 후하게 보내왔었다. 노부인이 병이 났을 때도 그 사실을 알고 신국공 부인은 보양식과 약재를 가지고 찾아오기도 했으니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노부인도 차마 쫓아내지 못하고 미온적인 태도만 보였었다.
하지만 신국공부는 어찌 됐든 간에 노부인의 친정이었다. 그리고 신국공 부인 또한 꽤나 영민한 사람이었는데, 노부인이 떨떠름한 얼굴을 하자 신국공 부인은 노부인이 신국공부에 화가 나 있다는 걸 알고 조심스럽게 사죄를 드렸고 알게 모르게 조상께 제사를 지내는 일 같은 신국공부의 예전 일을 이야기했다. 결국 출가하기 전 일들을 떠올리던 노부인은 마음이 누그러지고 말았다.
게다가 고운 용모에 활발한 성격을 지닌 기연의가 노부인을 보자마자 깊은 산속 꾀꼬리가 노래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왕고모할머니 왕고모할머니 하면 불러대니 노부인은 마음에 쏙 들어 하며 무척 좋아하였다.
기연의가 심가에 올 때마다 노부인이 좋은 물건을 골라 하사해주는 바람에 심수와 심하가 질투하게끔 만들었다.
Apoya a tus autores y traductores favoritos e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