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화. 유혹
사정을 모르는 진 어멈이 물었다.
“세자비마마께서 찐빵과 만두가 드시고 싶다고 하시더냐?”
보통 주인만이 주방에 음식을 만들라고 분부할 수 있었다. 계집종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일이었고, 그냥 주방에서 준비해준 대로 먹어야 했다.
진 어멈의 말에 반하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자애로우신 세자비마마께서 셋째 부인과 넷째 부인께서 사흘간 형무원 앞에 무릎 꿇고 계셔야 할 텐데 아무것도 안 먹고 어떻게 버티시겠냐고 하셔서요. 무릎 꿇은 채 요리를 드실 순 없을 테니 찐빵이나 만두가 딱 적당할 거 같다 하셨어요.”
진 어멈은 반하의 말을 듣고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저녁 시간이 되어 반하는 찬합을 들고 형무원으로 향했다. 넷째 부인이 가장 좋아하는 곡주와 셋째 부인이 좋아하는 연와갱(燕窝羹, 제비집과 닭고기를 넣고 끓인 국)을 준비해갔다.
눈앞에 음식들이 차려지는 걸 본 셋째 부인은 코를 찌를 맛있는 냄새에 화가 치밀어 이를 갈았다.
훤친왕비에게 무릎을 꿇고 비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성심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만약 훤친왕비 처소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찐빵이나 만두를 먹는다면 빌어먹으러 온 꼴이 되지 않겠나!
그리고 마실 것도 그랬다. 꿇어앉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곡주를 마셨다가 소변을 참지 못하면 어쩐단 말인가. 일단 몸을 일으키면 어찌 다시 무릎을 꿇을 수가 있겠냐 말이다.
일부러 그러는 게 분명했다! 먹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와서 그들을 꼬드기는 것이다!
셋째 부인은 치밀어 오르는 화에 가슴이 다 아팠다.
한편 술 향기에 회가 동한 넷째 부인은 속으로 쓸데없는 일을 벌인 셋째 나리에게 악담을 퍼부으면서 오지랖을 부린 넷째 나리한테도 괜히 좋은 마음으로 도왔다가 상황을 악화시켜 그녀를 말려들게 만들었다고 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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